추억 I

Text 2010/02/09 01:13
지옥 두 개의 삶 중 지옥 Part 2를 한참 작업하던 때 였다.
당시 제작사 였던 곳에서 제작 지원금을 받았지만 사실 그 돈 가지고는 작업하긴 턱도 없었다. 아무리 1인 제작이라지만 내 생활비는 나와야 했는데 한달에 30만원 정도의 제작 지원금 가지고는 아무리 매일 작업만 한다지만 생활이 유지가 안되었다. 게다가 1인 제작으로 완성하기로 한 날짜가 지났는데 작업은 남아있었고 제작사는 한달에 30만원의 제작 지원금을 끊어버렸다.
당장 밥도 못 먹게 생겨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다.
마침 아는 형이 자기가 하는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자는 얘기를 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 아르바이트는 아는 사람은 알만한 TV 애니메이션을 작업하는 것이었다.
어떤거냐면...프로그램의 실명을 밝히기는 뭐하지만 5분 정도 분량의 감동적인 짧은 에피소드를 파스텔 톤의 그림으로 만들어 따뜻한 목소리의 성우가 나래이션을 하는....대충 뭔지 알사람은 알텐데...ㅎㅎㅎ
여하튼 방송국에서 두페이지 분량의 시나리오가 오면 거기에 맞춰 콘티를 짜고 원동화를 그리고 채색하고 편집까지 해서 납품을 하면 180만원을 준다고 했다.
당장 먹고 살일이 걱정이었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당장 시작하자! 하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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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스튜디오는 많은 명작을 남겼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호라는 일본 영화계의 두 거장의 작품들이 지브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최고의 명작을 꼽으라면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귀를 기울이면>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싶다.

<귀를 기울이면>은 히이라기 아오이의 소녀만화를 원작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각본과 콘티를 담당했다. 그리고 지브리의 차세대 주자로 손꼽혔던 콘도요시후미의 감독 데뷔작이자 유작이 된 작품이다.(콘도 요시후미는 1998년 지병으로 숨졌다.)

<소년 소녀의 수줍은 사랑이야기>인 원작에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진보적인 세계관이 더해진 후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실사영화보다 더욱 디테일한 연출력으로 완성된 명작이다.

사실 우리는 미야자키 하야오를 따뜻한 세계를 그릴 줄 아는 상상력 풍부한 감독 정도로 알고 있지만 하야오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은 단호하고 파격적일 정도로 진보적이다. 아마 한국에서 작업을 했더라면 안기부 좀 들락날락 했을 법한 세계관이 한두 개가 아니다.

하야오는 수줍은 순정만화에다가 이제 뭔가 시작하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이 전달 하고 싶은 메시지를 넣었다.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 자신의 가치를 찾는 방법, 그리고 거기에 수반되는 고통, 남의 시선을 이겨가는 법 등 현재를 사는 우리가 항상 부딪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해주고 있는 작품이다.

<귀를 기울이면>의 세계관은 진보적인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세계이다. 자신의 가치를 시험하고자 안정적인 일상에서 일탈하는 어린 딸에게 잘 피지 않는 담배를 피며 <좋아 그럼 네 생각대로 한번 해보렴..하지만 남들과 다른 방식의 삶이란 그만큼 어려운 거란다>라고 딸을 믿어주는 아버지가 존재하고,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 들고 온 어린 소녀에게 <그래.. 거칠고 솔직하고 미완성이고..하지만 열심히 잘했다. 정말 멋지구나..서두르지 않아도 된단다.> 라고 이야기 하는 노인, 그리고 스스로의 것들을 완성해 가는 어린 젊은이들이 <좋아해> 라고 말하는 세계이다.

성공해서 유명해지고, 돈 많이 벌기 위해 역경을 이겨내는 독기 부릅뜬 젊은이들이 아니라 단지 좋아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젊은이들과 그들의 모습에 박수쳐주는 어른들이 있는 세계를 미야자키 하야오는 만들어냈다.

또 콘도 요시후미는 그런 세계관에 현실성을 더한다. 편의점에서 필요도 없는 비닐봉투를 얻어온 딸을 나무라는 엄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컨트리 로드의 합주 장면에서는 바이올린을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들여 최선을 다해 연주하는 남자주인공의 모습은 이 감독이 무엇을 연출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진보적 사회의 진보적 감동, 그것이 <귀를 기울이면>이 전해주는 감동이다.




제목만으로는 도무지 내용을 추측할 수 없다. 무려 세 가지 작품에서 핵심을 가져와 지은 것이니 단어의 조합이 요상할 만하다. <셀마의 단백질 커피>는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의 일선에 있던 세 명의 젊은 감독 김운기, 연상호, 장형윤이 통속성에 기대지 않고 자신들만의 색감으로 풀어낸 세 편의 중편 애니메이션 종합선물세트다.

요즘 같은 국산 애니메이션 불경기에 추천이라도 한국 작품으로 하려는 뻔한 심산은 아니다. 애국심만을 이유로 삼기에는 <셀마의 단백질 커피>가 품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매력들을 모른척하기 아깝다. 특히 현실감과 거리가 멀다고 오해받는 장르임에도 실사와는 다른 매력으로 현실을 제대로, 맛깔나게 표현해낸 점을 애국심보다 앞에 놓고 싶다. 가장 익숙하지만 쉽게 다뤄지지 않았던 우리의 현주소를 감독 저마다의 상상력과 감성을 통해 체감해 보는 것이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다. 그럼, 종합선물세트의 구성을 살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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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_신년

Daily DADAShow 2010/01/04 02:43


2010년엔 내가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뿌리는 갖자! 라는 목표를 가지고 2009년을 나름대로 열심히 보냈다.
2009년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내적인 체계를 많이 다지려는 노력을 했다. 분명 어떤 시기에는 꽤 많은 희생을 치루더라도 그런 내적 체계를 다져야 하는 시기를 가져야 분명 더 넓은 틀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일부러 그런 시기를 가지려고 했다. 2009년이라는 시기가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을 버틸수 있는 에너지라 생각하고...
2010년은 이제 움직일 시기라 생각한다. 아마 내 작업을 보일 수 있는 시기라 생각한다.
이러 저러 해서 이러 저러 한 작업을 할 것이다 라는 입 방정은 떨지 않고 그냥 꽤나 많은 노력을 지난해와 새해에도 하고 있다는 정도만...



어쩌다 보니 지브리 관련 포스트가 연속으로..
여튼 좀 된거긴 한데 작업하면서 들을 안 질리는 음악 찾다가 다시 꺼내든 지브리 25주년 기념 히사이시 조 무도관 공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다시피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영화 음악은 히사이시 조가 만들었음.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중간 중간 울컥 감동이 밀려올것임. 
 
뉴키즈 온 더 블럭 듣던 아이들이 너 뭐 들어? 라고 물었을 때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듣는다고 말하면 무슨 변태 취급받던 중학교 시절, 어둠의 경로로 구한 라퓨타의 OST 복사본 카세트를 늘어날 때 까지 들으며 잠들었었던 나에게는 엄청난 감동이...(그 후 20여년 후 히사이시 조는 무도관에서 공연을 했고,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이 됬고, 우리나라 대중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은 그때 보다 더 안좋아졌다. ㅎㅎ)
엄청난 규모의 오케스트라와 엄청난 관객. 노인부터 아이까지 같은 추억에 젖어 음악을 듣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리고 직접 저 자리에서 듣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그런 공연.
공연 마지막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깜짝 등장엔 찡한 느낌.
25년이나 같이 작업한 동료가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안됨.
우리나라엔 공연 실황 정품으로 안나오나...
맛배기로 내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붉은 돼지>의 OST <지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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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개봉 이후 2D 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이 있다. 솔직히 나도 궁금하다.
2D 애니메이션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해봐야 할 것 같다.
2D 애니메이션은 관객의 어떤 욕구를 만족 시킬 수 있는가.
솔직히 애니메이션의 미래도 점 칠수 없는 한국의 상황에서 2D의 미래를 점치기는 더욱 힘들지만 생각은 해봐야 할 문제일듯...
그런 와중에 지브리 신작 <더부살이 아리에티>에 대한 소식이 루리웹에 떴더라.

 
궁금하다 지브리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사실 그 전과 큰 차이는 없을꺼라 생각든다. ㅎ



 가수를 시켜주겠다는 얘기에 필리핀에서 한국에 와보니 성매매를 시키는 한국 기획사의 모습이 시사매거진 2580에서 나왔다.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한 채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간 한 필리핀 여성이 하는 말 중에 일본에서는 클럽에서 가수로 노래해서 필리핀에 집도 사고 세발 오토바이도 사서 택시 회사 사장님이 되었는데 좀 더 벌라고 한국에 왔다가 성매매만 하고 돈은 하나도 안 남았다고 하는데 한국판 사채꾼 우시지마가 나오면 아마 지금의 내용보다 엄청 잔혹할게 분명하겠다 라는 생각만 들더라. 

여튼 시사매거진 2580을 보다 갑자기 생각난 애니메이션 <인터섹션>
<태극 천자문>을 만들고 있는 제이엠 애니메이션이 자체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이 <인터섹션>이다. 
2009 아티비스트 필름 페스티발에서 세계 인권 단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한국의 국제 인신매매를 다룬 작품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광화문에 스노우보드 대회를 해서 서울의 위상을 높이려는 코미디적인 상황에서 한국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지원제도의 도움 없이 자체 제작으로 만들어 낸 제이엠에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인디애니페스트에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자막이 없어 아쉽다.





2009년 10월 22일 부터 25일 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그라프 2009에서 사랑은 단백질이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발표는 10월 25일에 났을텐데...저는 이제 알았습니다. 쩝. 그 외에도 한국 작품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네요.


 

수상작 명단 보기



일전에 올린 발표문 에 이어지는 토론문을 김준양 선생님 께서 써주셨습니다.

얼마전의 학술대회는....글쎄요.....그냥 시간이 없어 발표문을 빠르게 읽고 토론문을 빠르게 읽으니 시간이 다 가더군요. 토론자체는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학술대회 기획자들도 그냥 때 되니 하는 행사 처럼 성의 없고 '빨리 하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분위기 여서 그닥 영양가 높은 학술 대회는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그때 발표문과 이어지는 내용은 김준양 선생님께서 잘 써주셔서 김준양 선생님 허락 하에 블러그에 올립니다. 이 토론문에 대한 답변은 정작 학술대회때는 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블러그에 정리해서 올려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요즘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해 정말이지 심각하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답이 잘 안나와서 같이 고민하실 분을 찾아요. 같이 한번 빡세게 고민해 보실 분~

여하튼 김준양 선생님의 토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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