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이 대박논리는 상인의 마음을 투기꾼의 마음으로 바꾸어 놓았다.
만일 한 영화에 10억 투자한다면 당연히 투자자는 이익을 기대할 것이다. 보통 상인이라면 10억을 투자했으면 한 20억쯤 벌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애니메이션에 투자하려고 하는 투자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10억을 투자해서 1000억을 벌려고 한다.
그들의 눈에 애니메이션 산업은 거대한 노름판으로 보인다.
<그깟 만화영화가 자동차 몇 만대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는데....>
눈이 뒤집어 졌다.
그렇다면 그 투기꾼은 과연 확률 높은 노름을 하고 있는 걸까?
90대 중반에 투자되어 완성된 장편 애니메이션만 살펴보자.
일단은 얘기 안할 수 없는 <원더플데이즈>
<원더플데이즈>의 감독 김문생은 <원더플데이즈> 이전에 애니메이션을 연출해본 경험이 없다.
<아치와 씨팍>의 감독 조범진은 <아치와 씨팍> 전에 <업앤 다운 스토리>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한편 만든 것이 전부이다.
<마리이야기>의 감독 이성강은 이전에 몇 개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해외영화제에 진출하였으나 그의 단편이 장편애니메이션에 필요한 내러티브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오세암>의 감독 성백엽 외에는 상업애니메이션의 연출 경험이 없는 감독들이다.
상식적으로 애니메이션을 한번도 연출해 보지 않은 사람이 감독하는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 100억 정도의 돈이 투자되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과연 그들이 확률 높은 노름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항상 시나리오가 문제라고 쉽게 이야기하기 이전에 과연 이 작품이 정상적인 투자심리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완성된 작품의 완성도를 논하기 이전에 이 비상식적인 투자 시스템과 제작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먼저 이루어 졌어야 했다.
그렇게 비상식적으로 완성된 작품이 흥행에 실패한 후 갬블러들은 <한국에 애니메이션 내수시장은 없다>라고 성급하게 결론 내렸다.
그리고 이제는 글로벌을 노려야 한다며 아직도 이 노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애니메이션 투자자들은 이제 더 이상 한탕주의의 갬블러에서 상인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고 그리고 그러한 시도가 한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을 만들 것이다.
향긋한 촉수에 이끌려 파리지옥을 향해 가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