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 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부정적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뭐..여전히 지금도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부정적 현실이 너무나 많지만 사실 학생들에게 그런 얘기를 할 때는 미안했던 게 사실이다. 일종의 방향성 같은 것이라도 제시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이명재씨가 블러그를 통해 물어왔기에 이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하려고 한다. 또 무슨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나와달라는 부탁 역시 받았기에 비슷한 주제에 대해 어차피 무언가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학술대회에 할 발표문은 조금 더 많은 조사와 정리된 글이 될 테니 학술대회 후에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정식 포스트를 올리기로 하고 지금은 일단 간단한 정리....이명재님 여기에 답변 비스무리한걸 적어놓겠습니다.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예술가와 기술자라는 글에서 밝혔듯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자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술자에는 연출자도 포함된다.) 그래서 사실 한국에는 한 분야에 깊이 있는 기술을 가진 기술자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미사일 날라 가는 것만 아주 특출 난 원화맨이 있지 않은가!-이타노 이치로: 이타노 서커스라고 하는 아주 독창적인 연출법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의 기술력이 경쟁력이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 90년대 중반에 애니메이션 산업을 키우겠다고 갑자기 늘린 애니메이션 학과 덕분에 한국에는 아주 독특한 기술자들이 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애니메이션 대학의 교육 정책에 대한 비판을 조만간 포스트로 올리려 하고 있다. 지금은 일단 그건 빼놓고...)
한국의 애니메이션 특이한 기술자들이라 하면 여러 분야를 혼자 할 수 있는 기술자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화, 편집, 연출, 시나리오 이런 부분을 혼자서 할 수 있는 작업자들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어떤 점이 좋냐하면 부분적인 기술적인 면에서는 전문가들 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어쨌든 상업애니메이션에 가까운 기술을 아주 소규모의 스튜디오가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부분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고 이런 부분은 한국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기술적으로는 상업애니메이션 같아 보이는데 아주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가진 아주 특별한 특징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부분 때문에 한국 단편애니메이션에 대해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소규모 스튜디오가 상업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저예산을 가지고 상업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가 많다는 것이고 그것은 현재의 ‘시장 없는 한국의 상황’을 봤을 때 아주 큰 장점이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어쨌든 소규모의 자본이라도 투자 받을 데가 없다는 것이고 지원 제도는 이런 한국만의 경쟁력을 살리지 못하고 미국 방식의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애니메이션 기술 개발이나 제작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지원제도가 벌이는 사업을 보면 거의 1000억 이상의 자본이 있어야만 실제로 실효를 볼 수 있는 방식이고 이것은 솔직히 한국의 시장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현실성이 없는 것이다. 아마 지원제도가 지금의 예산을 가지고 한해에 4편 정도의 저예산 장편을 완성 지원을 해준다면 아마 5년 내에 한국 애니메이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수시장도 내수시장이거니와 한국만의 경쟁력 있는 작품을 세계에 팔수 있고 한국 애니메이션만의 특수성도 생겨날 것이라 본다.
일단은 러프 한 의견인데 조만간 새로 좀 정리해서 따로 포스트를 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