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에서 열리는 <09년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추계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여합니다.
학술대회 주제는 <소자본 문화콘텐츠 제작 활성화 방안>입니다.
발표자는 총 다섯명으로써
김민규(한국콘텐츠진흥원), 문종현(서울애니메이션 센터), 김희경(동국대), 김종헌(쇼틱 엔터테인먼트), 연상호(애니메이션 감독)
요렇게 참여하고 발표자 한 명당 한 분의 토론자가 붙어서 토론하는 형식입니다. 토론자 명단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지만 제 토론자로 김준양 선생님께서 참여해 주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일시 : 2009년 12월 05일(토) 01:30 ~ 6:00
장소 : 동국대 영상센터 충무홀(202호)
요때 하니까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와서 보세요. 쩝. 지금 보니 뭔 토론을 네시간 반이나 하네요 아놔...
어쩌다 이미지가 이렇게 되가고 있어서 무슨 애니메이션 정책 토론에 참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으니..
지금 제가 발표할 발표문을 쓰고 있습니다. 요청한 분량이 많아서 헉헉대고 있어요.
일단 발표문을 올릴께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나 논리에 맞지 않는 부분은 지적해 주세요.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고쳐볼라고요.
이런 종류의 뭔가를 쓸때마다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큰일이에요 제가 정책 관련 전문가도 아니고요. 이런 정책 관련 토론에 저보다 휠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분이 빨리 나타나야 저 같은 사짜가 그만 활동할텐데요...
여튼 아래는 발표문.
발표문 보기
시장의 다양성이 소자본 콘텐츠를 활성화 시킨다.
-연상호 애니메이션 감독.
1. 머리말.
2. 한국의 제작 시스템과 재화의 한계
3. 한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소자본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해야한다
4. 소자본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제, 시장.
5. 맺음말
1. 머리말
1996년 이전까지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골칫덩이였다.
어린이날이 되면 광화문에서 <만화 화형식>이 열리고 엄마들은 <우리아이가 공부는 안하고 만화만 봐요>하며 상담을 청해오고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뭐냐?>라고 누가 물을 때 만화책 제목을 대면 비웃음을 당했다.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의 필름은 밀짚모자의 테두리 장식으로 모두 없어져 일본에서 나 필름을 찾아오고 주옥같은 만화들의 원고들은 뻔데기 장수들에게 뻔데기 포장지로 근당 얼마로 팔려갔다.
그러던 만화, 애니메이션이 하루아침에 나라에서 애지중지 하는 문화가 되었다.
1996년 1월 정부는 <만화산업육성발전방안> 발표한다.
3년 후 서울특별시는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을 육성하기 위해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를 세운다. 뒤이어 <문화 콘텐츠 진흥원>도 문을 연다.
어린이날이 되면 화형 당할까봐 조마조마 했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1996년 하루아침에 대접이 바뀐 것이다.
왤까? 문화예술로서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가치를 1996년, 드디어 인정하기 시작했던 걸까?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미래에 우리의 가치를 표현할 중요한 예술 장르라는 걸 깨달은 걸까?
아쉽지만 아니다.
1993년 <쥬라기 공원>이 개봉을 했고 1994년엔 <라이온 킹>이 개봉했다. 뉴스에서는 일제히 영화 한편의 해외 흥행 수익이 자동차 수출 몇 만대에 버금간다는 소리를 높였다.
집에서 골치만 섞이던 주워 온 자식이 알고 보니 부잣집 씨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정부는 놀랐다. 하루아침에 대접이 달라졌다. 이놈하나 잘 키우면 큰 몫 한번 챙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입에서는 군침이 돌고 머릿속에선 벌써 셈이 한참이다.
1996년 발표된 정부의 <만화산업육성방안>은 그렇게 만화 애니메이션이 <돈이 된단다.> 한마디에 숨 가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10여년이 지났다.
지금의 정부의 만화, 애니메이션 지원 정책은 10년 전 <돈이 된단다.> 에서 <돈이 되야 돼!!>로 바뀌었을 뿐 하나의 문화예술로서 차분하게 접근하기엔 무리인 상황이다.
돈이 되길 바라며 펼쳤던 <만화산업육성방안>을 돈을 벌었을까?
돈을 벌길 바라며 시작했으면 돈이라도 시원하게 벌었어야 할 텐데 여전히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의 입에선 한숨이 나오고 애니메이션 학과를 나온 학생들은 작품을 기획하기 보단 <교수가 되는 것이 유일한 살 길이야!> 라고 외친다.
그 10년간 우리는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우리는 잃기 보단 얻는 문화산업을 가질 것인가.
2. 한국의 제작 시스템과 재화의 한계
1996년 정부의 <만화산업육성발전방안> 이전의 한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과연 어떠했을까?
80년대부터 90년대 초 중반 까지는 만화 잡시 시장은 황금기였다.
만화 화형식을 할망정 대중들은 만화에 열광하고 있었다. 그리고 90년대 중반엔 만화 단행본 시장이 싹트고 있었다. 물론 만화 대여점이 만화책의 판매량을 저해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대중들은 만화를 즐겨보았다. <만화산업육성발전방안> 이후도 만화대여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인기를 끌던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도 제작되기 시작했다.
국민 MC 유재석의 개인기가 된 둘리 춤을 유행시킨 <아기공룡둘리>,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끈 사오정 시리즈로 활용되었던 <날아라 슈퍼보드>의 사오정. 성대모사 하면 빠지지 않는 저팔계.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인 시청률 50%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머털도사>가 있었다.
이렇게 9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나름의 시장과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문제는 정부의 <만화산업육성발전방안>은 기존에 우리가 쌓아가고 있던 애니메이션 시장과 문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계획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의 <쥬라기 공원>과 <라이온 킹>에 자극을 받아 생긴 지원정책들이어서 인지 우리의 애니메이션 지원 정책은 미국식에 따랐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미국식이 아닌 미국 블록버스터 제작 방식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3D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창작 애니메이션 기획들이 정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눈먼 돈을 차지하기 위해 급하게 기획되었다. 기존에 한국의 주류 애니메이션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천천히 쌓아오던 한국의 애니메이션 문화들은 철저히 외면당한 채 자동차 몇 만대 이상의 수익을 얻기 위해 기획된 애니메이션들이 나왔다.
자동차 몇 만대는커녕 몇 대의 수익도 못 거두었다.
그리고 이 모든 책임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부족한 스토리 탓으로 돌아갔다.
정말 한국 애니메이션이 자동차 몇 만대의 수익을 못 거둔 것은 부족한 스토리 때문이었을까?
물론 부족한 스토리도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정책이라는 것을 기획하는 기획자들이라면 먼저 산업의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정부의 시각대로 한번 애니메이션을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점검해보자.
<쥬라기 공원>과 <라이온 킹>의 성공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하루아침에 자동차 몇 십 만대에 버금가는 수익을 얻는 콘텐츠를 만들어 낸 것일까?
먼저 위의 두 작품을 배급했던 배급사는 세계적인 규모의 배급사이다. 시장 논리에 조금이라도 셈이 있는 사람이라면 물건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유통시킬 수 있는 유통망의 확보가 상업적 성공의 중요한 요인임을 너무도 잘 알 것이다. 세계적 시장 경쟁의 상황으로 보았을 때 유통을 시키는 유통사의 규모에 따라 흥행의 성패가 갈림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미국의 배급 시스템은 오랜 세월 시장의 흐름에 따라 세계에 한 번에 유통시킬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게 되었다.
유통 혹은 배급사의 성장 과정은 시장의 성숙도에 의해 결정된다.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유통을 하는 유통 시장 역시 비례하며 커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과연 당시의 한국 애니메이션의 배급시장은 어느 정도의 수준이었는가?
배급시장의 형성이 잘 되어 있다고 한다면 제작사의 제작 여건을 따져보는 것이 다음 수순이다. 시장에서의 작은 타격엔 흔들리지 않을 만한 제작사가 존재하고 있었는가?
여기에서 다시 질문이 막힌다면 이제 상품의 질에 도달하게 된다.
상품은 잘 만들어 지고 있는가?
애니메이션으로 따진다면 기획자체가 시장에 맞게 기획되고 있는가? 가 될 것이다. 이것은 작품을 기획할 때 어떤 시장을 바라보며 기획이 되고 있는가? 를 따져 볼 부분이다.
예를 들어 이제 시장에 진출할 상품을 만들려는 사람에게 <당신은 어떤 이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무턱대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요.> 라고 대답한다면 얼마나 어처구니없겠는가. 어떠한 상품이든 시장에서의 큰 실패를 면하기 위해선 접근하기 가장 쉬운 시장을 바탕으로 표본 조사를 하고 여러 가지 상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그중에 더 큰 시장으로 갈 가능성이 보이는 상품을 큰 시장에 내놓기 마련이다.
이것이 내수시장을 통한 확인 작업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 그 당시의 지원 정책들은 얼마나 내수시장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었는가?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지원 정책들은 성과를 보이고 있던 내수 시장의 분석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산업적 시각에서 이정도의 분석이 있은 후에나 작업자의 예술성과 작업자의 창의성 등이 문제는 없는가? 가 논의 되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모두 생략된 채 실패의 원인은 <스토리 부족> 이라는 다섯 자에 돌린다.
더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 자동차 몇 만대의 흥행 수입을 올린 작품은 위에 열거한 여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의 제작비를 썼다.
과연 한국의 시장 요건 상 500억 원의 영화를 만드는 것은 산업적으로 얼마나 안전한 선택인가?
3. 한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소자본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해야한다
<만화산업육성발전방안>이 발표되고 난 후 10여 년 동안 우리는 잃은 것만 있었던 것일까?
90년대 중반에 애니메이션 산업을 키우겠다고 갑자기 늘린 애니메이션 학과 덕분에 한국에는 아주 독특한 기술자들이 등장할 수 있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특이한 기술자들이라 하면 여러 분야를 혼자 할 수 있는 기술자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화, 편집, 연출, 시나리오 이런 부분을 혼자서 할 수 있는 작업자들이 엄청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어떤 점이 좋냐하면 부분적인 기술적인 면에서는 전문가들 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어쨌든 상업애니메이션에 가까운 기술을 아주 소규모의 스튜디오가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부분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고 이런 부분은 한국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기술적으로는 상업애니메이션 같아 보이는데 아주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가진 아주 특별한 특징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부분 때문에 한국 단편애니메이션에 대해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소규모 스튜디오가 상업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저예산을 가지고 상업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가 많다는 것이고 그것은 현재의 ‘내수 시장 없는 한국의 상황’을 봤을 때 아주 큰 장점이다.
그렇다면 산업적인 시각에서 떠오를 수 있는 질문이 있을 것이다.
과연 내수시장이란 필요한 것인가?
먼저 지적 했듯이 한국의 배급 시장은 세계의 배급 시장에 비해 규모가 많이 작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적으로 봤을 때 해외의 배급망을 빌리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수익을 얻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이미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해외 배급망을 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의 지원 정책 역시 이런 부분 때문에 글로벌을 외치는 상황이 된다. 해외 배급망을 이용해야 하는 것은 산업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문제는 그 방식이 문제이다.
현재 해외 배급망을 타는 방식은 해외 배급망을 타기 위해 맞춤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국내의 기업들이 해외의 구매자들이 탐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방식인 것이다.
<과연 국내에서 해외의 구매자의 입맛에 맞는 것을 만들 확률이 얼마나 되는가?> 라는 원론적인 문제 말고도 산업적으로도 큰 문제가 생긴다.
국내에서 아예 완성된 해외 맞춤형 콘텐츠를 가지고 해외 구매자의 구입을 기대하면 좋겠지만 앞서 말한 대로 국내의 재화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야 하고 또 그 엄청난 제작비를 들였음에 불구하고 그것을 구입할 구매자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완성된 해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파일럿이나 기획단계의 해외 맞춤형 콘텐츠가 지원이 되고 그것이 해외시장으로 나가게 된다. 그런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서 한국의 콘텐츠가 구입이 되고 그것이 해외의 자본으로 제작이 진행되게 된다.
문제는 이 이후에 발생하게 된다.
해외의 구매자들은 국내에서 개발된 해외 맞춤형 콘텐츠들의 가능성을 보고 구매하고 투자하게 되는 방식이라 당연히 구매한 제작자의 재 기획 단계가 들어가게 된다. 국내에서 몇 억이나 되는 만만치 않은 개발비가 투입되는 제작 기획단계가 재 기획 단계에서 거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구매한 해외 제작자의 판단에 의해 다시 제작개발이 이루어지고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쓴 몇 억의 제작개발비는 해외 구매자의 눈에 띄기 위한 치장의 도구로 소비되어 버린다. 그런 제작 개발단계를 거치고 난 후 해외 제작자는 자국의 메이저 배급매체에 제작 지원금을 요청하게 되고 그것이 통과되어야 실제 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 하나 잘못 되면 국내의 기업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제작이 무산되거나 제작이 중단되는 것은 다반사이다. 운 좋게 이 과정을 모두 겪어 실 제작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최초의 개발자인 국내기업에 돌아오게 되는 수익 배분은 아무래도 엄청나게 불리한 수준밖에 안 된다.
한마디로 해외 배급망을 탄다 하더라도 배급망을 타는 조건이 적극적인 조건이 아니라면 설사 작품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산업적으로 수익은 최소한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그 산업적 수익이 난다 하더라도 그 수익은 내수 시장에 기초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자국 국민들에게 문화로써의 가치를 체감하기도 힘들다.
공공적인 성과는 전혀 일어나지 않고 그 수익을 낸 산업체에게만 이익이라는 얘기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투자 상황이 사기업 중심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해외 맞춤형 콘텐츠를 만드는 대부분의 업체가 공공재를 이용하는 지원제도를 통한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공재를 이용한 사기업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라는 얘기다.
차근차근 다시 짚어 보자면 한국의 제작 여건상 해외 배급을 이용해야만 산업적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고 그 실질적인 수익을 위해선 적극적인 배급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적극적인 배급 계약을 하기 위해선 완성되고 검증된 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검증되었으면서 완성된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한국의 재화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내수시장이다.
해외의 배급시장이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완성된 콘텐츠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해외 배급 시장이 탐낼 수 있는 완성된 원 소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완성된 콘텐츠들이 존재 할 것이고 그중 해외 배급시장이 탐낼 수 있는 콘텐츠는 해외 배급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콘텐츠는 내수시장에서 소비될 것이다.
이것이 보통의 정상적인 시장 형성과정이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한국에는 소자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많이 비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앞서 열거한 것처럼 진정한 산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소자본 콘텐츠의 제작을 활성화 해야만 한다.
4. 소자본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제, 시장.
국가가 주도하는 지원 방식으로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일반적인 제작 지원 방식보다 무척이나 까다롭고 복잡한 문제이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 정책은 단기적 성과에 기대기 위해 블록버스터 급 해외 맞춤형 콘텐츠 제작에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질적인 산업적 이익을 위해선 소자본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소자본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할 방안은 무엇일까?
가장 시급한 것은 건강한 산업논리를 가진 내수시장을 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시장 형성을 주도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발상이며 그 성공여부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대중의 욕구라고 하는 것을 파악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자칫하면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이 대중에게 외면당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한 내수시장 개발을 위해 필요한 개념이 바로 다양성이라는 개념이다.
구매자들은 다양한 구매욕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내수시장의 구매자뿐 아니라 해외 시장의 구매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다양한 구매욕을 채우기 위해선 다양한 상품이 나와야 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문화산업에서는 더더욱 필요한 개념이 바로 다양성이라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 다양성이라는 개념에 너무나 잘 부합하는 것이 소자본 콘텐츠인 것이다.
다양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그 중 가장 잘 맞는 상품이 주류가 되는 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시장의 형성 과정이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성이 포함되어 있는 콘텐츠를 접근이 용이한 시장에 내놓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접하는 시장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단순한 제작 지원 방식으로는 <다양한 작품을 제작 지원 한다> 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그래서 그와 함께 병행 혹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다양한 시장의 개발이다.
다양한 작품이 실질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낸다면 소자본 콘텐츠 들은 자연스럽게 제작이 될 것이다.
또 스스로의 자본이 아닌 공공재를 이용한 사업을 하고 있는 지원정책의 경우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문화 사업에서의 공공의 이익이라고 하는 것은 자국의 국민이 문화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상품의 폭을 넓히고 기회를 늘리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건강한 내수시장 형성의 목표와 부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건강한 내수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크게 네 가지로 구분을 해보자.
첫 번째는 저예산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활성화.
먼저 내수 시장 확보를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접근 방식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활성화이다. 지금까지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방식이 파일럿이나 개발 지원에 머물러 있었다.
파일럿필름이나 기획 단계가 끝나고 국내의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내수 시장이 붕괴되면서 투자자가 사라진 후 실질적인 결과를 보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프로젝트들이 제작비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거나 제작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문제의식 때문에 논스톱 지원 방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인데 만약 같은 논스톱 지원 방식이라면 30억 규모의 장편 애니메이션 한편을 지원하기 보다는 6억 규모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5편 지원하는 것이 옳다. 실제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앞서 얘기한 기술적 축적을 가진 인적 자원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것이 다양한 구매자들의 욕구를 확인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며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두 번째는 해외시장 허브 확보.
해외시장은 규모가 큰 시장인 동시에 내수시장보다 더욱 다양한 욕구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그래서 시장의 다양성을 추구할 때 해외시장은 사실 놓치면 안 되는 시장이다.
문제는 해외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이 내수시장에 접근하는 방법보다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외시장에 접근해서 실질적인 수익을 얻었던 방식들을 취합하여 해외 시장의 허브를 국내에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다양한 해외시장의 허브가 국내에 만들어 져 내수시장에 접근하는 것처럼 다양한 해외시장의 접근이 가능해 진다면 이는 소자본 콘텐츠 제작 활성화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교류가 되고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 해외시장의 허브는 시장 다양성을 위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세 번째는 독립애니메이션 시장 개발.
문화 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산업논리만으로 키울 수 없는 산업분야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논리의 접근 이외에도 그 시대가 갖는 문화성, 예술성을 파악해서 산업에 적용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산업정책 중 하나이다.
그런 이유로 독립애니메이션의 시장을 개발하는 것은 주류 산업의 방향성과 또 주류 산업의 자정 작용을 위해 꼭 필요한 필요조건 중 하나이다.
네 번째는 신기술 확보와 기술자의 처우 개선.
애니메이션 산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 진보인데 이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 기술자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간단한 설계도만 가지고는 전달이 안 되는 까다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좋은 기술을 가진 기술자들이 편안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기술을 계속 연마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실질적인 애니메이션 산업의 질을 눈에 보이지 않게 상승시키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기획자에 비해 기술자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관심 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획자와 기술자는 똑같이 발전해야 좋은 콘텐츠가 생산 될 수 있는 것이고 발전되는 방식을 보았을 때 오히려 시간이 걸리고 보호 받아야 꽃이 필수 있는 분야는 기술적인 분야이다. 이런 것들이 보호되어야 실질적인 신기술을 확보 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다.
소자본 콘텐츠와 다양한 시장의 개발을 위한 필요조건인 인적자원과 기술적 진보는 이미 다 갖추어진 상황이다. 이제는 실질적인 산업의 성장을 위해 이 부분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5. 맺음말
다양성이 보장된 건강한 상업 시장을 만들어 낸다면 그 시장은 스스로의 자정 작용과 생산을 반복하며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한국의 콘텐츠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내수시장에 대한 분석 없이 단순히 해외의 한 두 개의 사례를 쫒아가는 방식은 분명 실패 할 것이다.
어느 날 열매가 한없이 열리는 거대한 나무를 보았다고 하자. 하지만 그 거대한 나무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옆에는 수많은 작은 나무와 이끼, 이름 모를 풀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다양성 안에 그런 거대한 나무가 자라날 수 있는 것이고 또 다른 큰 나무가 어디선가 싹틀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서로를 살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거대한 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양성이 보장된 그 숲은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이다.
어떤 성공한 해외 시장도 한 두 개의 성공 사례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 주변에는 수많은 실패와 다양하고 작은 성공 사례들이 존재한다.
크고 아름다운 거대한 나무가 탐난다고 콘크리트 바닥에 심어서 될 일이 아닌 것이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단순히 투자와 결과를 비교하는 제작 방식 보다 훨씬 안전한 제작 여건이 만들어 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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