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오는 원화맨 생활 대부분을 다카하타 이사오의 명작동화 시리즈 원화와 연출을 담당했다. 창작 애니메이션의 원화맨으로 생활하는 것과 단순 하청 회사인 OEM에서 작업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하야오는 원화맨 생활을 하면서 이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기획을 시작했고 상업용 창작애니메이션에 대한 상황을 몸소 체험하며 지켜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에서는 어땠을까. 아마도 OEM 작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OEM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근무해 보았던 필자의 경험을 보건데 한국과 같은 OEM 시스템에서 창작을 생각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다. 일단은 일본처럼 일거리가 풍족한 편이 아니다. OEM 종사자들은 언제 끊길지 모르는 하청일 때문에 일거리를 끊이지 않고 받기 위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 외국의 하청일이기 때문에 자신이 작업한 작업물이 실제로 방송되는 것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이 작업한 부분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또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내는지 모른다는 것은 작업자로 하여금 자신이 작업하는 것을 단순히 ‘일’로만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하야오는 워낙 천재적인 크리에이터라 한국의 힘든 상황에서도 개인적인 창작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치자.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
하야오는 자신이 직접 기획한 <미래소년 코난>과 <루팡 3세- 카리오스트로 성>의 감독을 맡으면서 감독으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볼 기회가 있었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둘 다 기획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유아용 기획물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공중파 방송국에서 과연 <미래소년 코난>과 같은 작품이 기획 될 수 있었을까?
더 큰 문제는 방송국에서 책정하는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적어도 편당 1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TV시리즈물을 방송국은 몇 백만 원에 사간다.
결국 예산 초과로 아예 기획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현재 한국에서 제작되는 TV용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자체로 수익을 얻기 보다는 부가적인 캐릭터와 완구 등의 수익을 목표로 만들어진다. 앞서 말한 현재 방송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제작비가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소년 코난>은 한국에서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하야오가 상업애니메이션의 감독 경험이 없음에도 기획을 해 냈다고 가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일본에서도 아무 역경 없이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다. 당시 스즈키 프로듀서는 <나우시카>의 기획안을 제출했을 때 제작사의 반응은 ‘원작만화도 없는 작품을 어떻게 만드나?’하는 것이었다. 당시 일본은 만화로 인기를 끈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게 대부분이었고 창작애니메이션은 그다지 흔치 않았다. 그래서 스즈키 프로듀서와 하야오는 ‘원작을 만들자!’란 결론을 내렸고 먼저 만화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당시 스즈키 프로듀서가 편집장으로 있던 <애니마쥬>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은 잡지 만화 시장의 몰락으로 예전과 같은 연재 매체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인기 만화라고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이 된 만화는 그다지 많지 않다. 물론 <아기공룡 둘리> <머털도사> 등 몇몇 작품이 애니메이션화 되긴 했지만 그 당시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시장자체가 틀린 것이다.
최근에 개봉한 국내 애니메이션 감독의 예만 들어 보아도 상업애니메이션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첫 작품을 연출한 감독은 많지 않다. <마리이야기>로 첫 장편을 만든 이성강 감독은 이전 작품은 몇 편의 단편 작품이 전부이고 <아치와 씨팍>의 조범진 감독 역시 <아치와 씨팍>의 플래시 버전의 감독과 그 이전의 단편이 전부였다. 문제는 한국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상업애니메이션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오리지널 창작 장편 애니메이션 외에도 폭넓은 애니메이션 시장을 가지고 있다. TV시리즈는 물론이고 이미 20년 전부터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OVA시장을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연출과 성향의 작품들을 정상적인 시장경로를 통해 상업용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금 공중파와 케이블을 합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방영되고 있는 국내의 창작 애니메이션이 어떤 작품인지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P2P 사이트의 범람으로 이미 DVD시장을 목표로 작품을 만드는 제작사는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애니메이션 감독들은 유일한 상업용 애니메이션 발표의 창구로써 극장용을 만들 수밖에 없고 관객과 사회는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미야자키 하야오를 능가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외국의 하청일이기 때문에 자신이 작업한 작업물이 실제로 방송되는 것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이 작업한 부분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또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내는지 모른다는 것은 작업자로 하여금 자신이 작업하는 것을 단순히 ‘일’로만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하야오는 워낙 천재적인 크리에이터라 한국의 힘든 상황에서도 개인적인 창작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치자.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
하야오는 자신이 직접 기획한 <미래소년 코난>과 <루팡 3세- 카리오스트로 성>의 감독을 맡으면서 감독으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볼 기회가 있었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둘 다 기획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유아용 기획물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공중파 방송국에서 과연 <미래소년 코난>과 같은 작품이 기획 될 수 있었을까?
더 큰 문제는 방송국에서 책정하는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적어도 편당 1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TV시리즈물을 방송국은 몇 백만 원에 사간다.
결국 예산 초과로 아예 기획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현재 한국에서 제작되는 TV용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자체로 수익을 얻기 보다는 부가적인 캐릭터와 완구 등의 수익을 목표로 만들어진다. 앞서 말한 현재 방송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제작비가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소년 코난>은 한국에서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하야오가 상업애니메이션의 감독 경험이 없음에도 기획을 해 냈다고 가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일본에서도 아무 역경 없이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다. 당시 스즈키 프로듀서는 <나우시카>의 기획안을 제출했을 때 제작사의 반응은 ‘원작만화도 없는 작품을 어떻게 만드나?’하는 것이었다. 당시 일본은 만화로 인기를 끈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게 대부분이었고 창작애니메이션은 그다지 흔치 않았다. 그래서 스즈키 프로듀서와 하야오는 ‘원작을 만들자!’란 결론을 내렸고 먼저 만화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당시 스즈키 프로듀서가 편집장으로 있던 <애니마쥬>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은 잡지 만화 시장의 몰락으로 예전과 같은 연재 매체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 인기 만화라고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이 된 만화는 그다지 많지 않다. 물론 <아기공룡 둘리> <머털도사> 등 몇몇 작품이 애니메이션화 되긴 했지만 그 당시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시장자체가 틀린 것이다.
최근에 개봉한 국내 애니메이션 감독의 예만 들어 보아도 상업애니메이션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첫 작품을 연출한 감독은 많지 않다. <마리이야기>로 첫 장편을 만든 이성강 감독은 이전 작품은 몇 편의 단편 작품이 전부이고 <아치와 씨팍>의 조범진 감독 역시 <아치와 씨팍>의 플래시 버전의 감독과 그 이전의 단편이 전부였다. 문제는 한국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상업애니메이션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오리지널 창작 장편 애니메이션 외에도 폭넓은 애니메이션 시장을 가지고 있다. TV시리즈는 물론이고 이미 20년 전부터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OVA시장을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연출과 성향의 작품들을 정상적인 시장경로를 통해 상업용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금 공중파와 케이블을 합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방영되고 있는 국내의 창작 애니메이션이 어떤 작품인지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P2P 사이트의 범람으로 이미 DVD시장을 목표로 작품을 만드는 제작사는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애니메이션 감독들은 유일한 상업용 애니메이션 발표의 창구로써 극장용을 만들 수밖에 없고 관객과 사회는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미야자키 하야오를 능가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필요한건 스타가 아닌 문화이다.
분명 우리에겐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경험이 비싼 대가를 치루고 배워야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고 그 결과 몇 편의 대작이 만들어 졌지만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만일에 경험이 필요하다면 분명 그렇게 큰 대가를 치루지 않고 경험할 수 있는 시장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장에서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감독들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스타는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느 예술이든지 그 스타를 키워줄 수 있는 그리고 그 스타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터전이 갖추어져야지만 스타 역시 배출될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은 국내 관객의 눈높이를 맞춰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성강 감독은 두 번째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를 개봉했다. 또 아주 적은 양이긴 하지만 국내 창작 장편 애니메이션이 꾸준히 개봉되고 있다. 이런 꾸준함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맥이 되길 바란다. 몇 번의 실패로 이 맥이 다시 끊겨 버린다면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문화를 이끌어 가는 것은 스타다. 하지만 그 스타가 나오려면 문화가 먼저 형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다양성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를 기다려 온 건지도 모르겠다. 이제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자. 단 한 편의 대작이 한국 애니메이션계를 살릴 수는 없다. 다양한 작품이 선보일 수 있는 시장을 개발하고, 소비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이 될 때 괴물 같은 감각을 가진 한국산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애니메이션 감독 연상호 <뉴스한국>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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